국내 이차전지 업계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 급감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 이른바 ‘캐즘(Casm)’ 현상이 지속되면서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한 실질 영업적자는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3분기 실적: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4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고 8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조87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 4660억 원을 제외한 3분기 영업손익은 177억 원 적자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올해 2분기 영업적자 2525억 원에 비해 대폭 축소된 수치다.
실적 개선의 요인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개선되면서 배터리 공급 물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고정비와 기타 비용 부담이 완화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를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1.6%, 129.5% 상승했다.
사업 다각화와 중장기 전략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기존의 배터리 제조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등 에너지 순환 생태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부진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의 대규모 계약
같은 날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5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2038년까지 10년간 북미 지역을 포함한 벤츠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수조 원 규모로 충당할 예정이다.
주가 상승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3% 상승한 43만6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실적 발표와 대규모 계약 소식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인 시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