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되고서 열흘이 지났지만,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재활 일정표도 짜지 못했다.
토론토가 공개한 류현진의 상태는 ‘왼쪽 팔뚝 염좌와 팔꿈치 염증’이 전부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한국프로야구보다 선수의 몸 상태를 상세하게 전한다. 하지만, 토론토 구단은 현재 류현진의 몸 상태에 관해서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일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류현진의 팔꿈치에 심각한 부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만성적인 변화는 감지됐다”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반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13일 “류현진의 시즌이 끝났다고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류현진에 관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몸 상태에 관해 제한된 정보만 제공되다 보니, 미국과 캐나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재활 기간을 ‘몇 주 또는 몇 달’로 폭넓게 예상한다.
토론토와 류현진은 ‘재활 방법’에 관해 고민 중이다. 류현진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켈란 조브 정형외과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아 여러 치료 방법을 논의했지만, 아직 재활 방법을 결정하지 못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이던 2015년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 2016년 팔꿈치 괴사 조직 수술을 집도했다.
국내 재활 전문가들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진단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팔뚝 통증은 팔꿈치 부상의 전조인 경우가 있다. 팔뚝에 불편함을 느낀 류현진의 팔꿈치에서 염증이 발견된 건,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팔꿈치 염증은 부상 정도, 선수에 따라 재활 방법이 다르고 기간도 천차만별이다.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2주에서 한 달 정도 휴식과 치료를 병행하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