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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태국, 주가 30% 폭락… 시가총액 120억 달러 증발

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전자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델타 일렉트로닉스 태국(Delta Electronics Thailand)의 주가가 월요일 아침 개장과 동시에 약 30% 하락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로 해석된다.

실적 부진, 주가 급락의 원인

델타 태국은 지난 금요일 장 마감 후 2024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였다. 2024년 순이익 증가율은 2.8%에 그쳤으며, 이는 전년도의 20% 증가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반면, 매출은 12% 성장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특히 델타 태국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부문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기차(EV) 시장의 수요 감소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분기 순이익이 78% 급감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전망 불확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는 델타 태국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감소하면서, 관련 부품 및 전자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도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델타 태국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AI 열풍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신뢰 흔들

AI 산업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 전자 부품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델타 태국의 주가 급락은 이러한 투자 심리 변화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AI 반도체 및 서버 관련 부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전자 산업의 성장 둔화가 우려를 낳고 있다.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델타 태국의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지속될 경우, 기업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장기적으로 AI와 데이터 센터 관련 수요 증가가 델타 태국의 사업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델타 태국의 주가 하락이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질지는 향후 실적 발표와 글로벌 경제 흐름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