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려시대 도넛’으로 불리는 전통 간식 개성주악이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개성주악 전문점들이 백화점과 편의점에 입점하며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부 인기 매장에서는 하루 1,000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다. 바삭한 조청 코팅과 쫄깃한 찹쌀반죽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식감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이 전통 간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며, 일부는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 시대부터 전해진 개성 지방의 전통 간식
개성주악은 고려 시대 개성 지역에서 유래한 향토 음식으로, ‘개성 우메기’ 혹은 ‘조악(造岳)’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모양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찹쌀도넛과 유사하며, 조리법도 비슷하다. 찹쌀가루에 막걸리와 설탕을 섞어 반죽한 후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기고, 조청에 담가 충분히 흡수시킨 뒤 건조시키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청(造淸)**은 곡식을 엿기름에 삭혀 만든 감미료로, 과거 꿀이 부족했던 시절 꿀을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전통 한의학에서도 조청은 ‘교이(膠飴)’ 또는 ‘이당(飴糖)’이라 불리며 약재로 활용되었다. 『동의보감』에서는 조청이 “허약한 몸을 보하고 기력을 돋우며,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조청에는 피로 해소와 항산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찹쌀 역시 개성주악의 중요한 요소다. 일반 멥쌀과 달리 찰기가 많아 떡이나 식혜의 주재료로 사용되며, 따뜻한 성질을 지녀 전통적으로 술을 빚는 데도 활용됐다. 『본초강목』에서는 찹쌀이 “속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찹쌀에 포함된 아밀로펙틴 성분은 위장을 보호하고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개성주악 반죽에 들어가는 막걸리의 유익균 역시 장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한다.
높은 당 함량과 열량… 과다 섭취 주의 필요
쫄깃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인기몰이 중인 개성주악이지만,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은 “개성주악은 달콤한 맛 덕분에 스트레스 해소와 소화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조청 코팅으로 인해 당 함량이 높아 고혈압·고혈당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바삭하게 튀긴 음식인 만큼 열량이 높아, 과다 섭취 시 체중 증가와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당(高糖)·고열량(高熱量)·고지방(高脂肪) 식단이 지속될 경우, 비만뿐만 아니라 관절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원장은 “전통 간식을 재조명하는 트렌드는 흥미롭지만, 섭취량을 조절하며 건강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주악,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인기 지속
개성주악은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간식이지만, 최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높은 당분과 칼로리를 고려하여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의 맛과 건강을 균형 있게 유지하면서 개성주악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